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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이야기

랑니 2023. 1. 17.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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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보고 있는데 올해도 여전히 물가는 계속 상승할 것이고 경제는 불황이고 모든 것이 낙관적이지 않다.

 

따라서 지금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는 무지출 챌린지가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오늘 하루도 지출을 하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나만 해당 있음이 아니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고 한다. 

 


 

김치 이야기 1: 

 

주말에 포장을 하는 단기 알바에 가게 되었다.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줄곧 서서 포장을 해야 한다.

 

아침을 먹고 가지 않으면 배가 고파서 짜증이 올라올 것임을 알고 있기에 밥을 먹기로 했는데 보통이면 편의점에서 가서 김밥 한 줄 혹은 빵에 우유 정도로 간단히 해결한다.

 

그런데 무지출 챌린지를 보고 나도 생각이 바뀌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계란 후라이에 김치를 먹어야지라고 생각은 했지만 계란 후라이를 하는 것까진 살짝 버거워서 밥에 김치만 우걱우걱 먹고 집을 나섰다.

 

그런 아침 무지출 챌린지에 동참한 나 자신에 뿌듯했다. 

 

 

 


 

김치 이야기 2:

 

약 반년 만에 간 포장 알바는 역시나 호락호락 하지 않았다.

 

이곳에 오게 된 알바는 처음 오는 친구들이 많아서 다들 얼굴을 당연히 모른다.

 

그중에서 친구랑 같이 왔는지 점심 머 먹을까 하더니 편의점에서 라면이나 때울까 하드라. 

 

나도 그럴까 하다가 나는 이 알바를 해봐서 라면만 먹고 오후 일정에 버텨낼 수 없음을 미리 알고 있는지라 오전에 고생한 자신한테 김가네 김밥에 가서 먹기로 한다.

 

여기에서 받은 페이 기준으로 김가네 김밥은 살짝 오버이다. 

 

하필이면 불닭치즈쫄면 8,500원짜리가 자꾸 눈에 알른거린다.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나인데, 불닭라면도 한두번밖에 신상이 출시되었을 때 먹어보고 입에 대지 않는데 주문 잘못하면 어떻게 하지 하는 내적 갈등은 있었지만 결국은 불닭치즈쫄면을 주문했다. 

 

 

 

 

 

김가네 김바 불닭치즈쫄면은 서서히 매운맛이 위를 야금야금 아프게 했고 나는 다시 키오스크에서 다른 메뉴를 두리번거렸다. 

 

김가네 김밥 한줄은 3,900원

 

김가네 참치 김밥 한 줄은 4,900원

 

불닭치즈쫄면은 거의 손에 대지 못하고 있는데 주방에서 일하시던 이모님이 나의 모습을 보셨는지 밥 줄까 하신다.

 

너무나 고마웠다. 

 

비록 밥에 김치를 먹지만 마음이 훈훈해지면서 감동의 쓰나미가 밀려오는 듯 했다. 

 

그리하여 나는 내가 브레이크 타임에 먹으려고 가지고 온 쌀과자를 주방에 계시는 이모님한테 가져다 드렸다. 

 

 

참고로 나는 김치를 아주 많이 좋아한다.

 

나의 입맛에 맞는 김치를 만나면 반포기는 가뿐히 먹어치우는 스타일이다.

 


 

김치 이야기 3 : 

 

일요일에도 나간 알바.

 

일요일에는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닫아 선택 여지가 없다. 

 

여름이면 밖에서 라면과 삼각김밥으로 한 끼 먹을 수도 있는데 어제는 추웠다.

 

 그렇게 겨우 찾아낸 홍합을 위주로 하는 홈담채라고 하는 가게를 발견했고 처음 알바 왔는지 모든 것이 낯설어 헤매고 있는 모 알바님한테 혼자이시면 같이 점심 드실래요라고 제안해서 우리는 9,000원짜리 김치 찌재를 주문했다.

 

그 집 일요일 메뉴는 홍합밥, 칼국수, 만두국, 김치찌개 네 가지뿐이었는데 나는 홍합밥은 당연히 안 먹고, 만둣국과 칼국수도 그다지 땡기지 않았다.

 

생각해 보니 나 또 김치를 먹네? 

 

가게 분위기는 중국집 같기도 하면서 모던하기도 한 아리송한 인테리어와 음식을 담는 식기들은 나름 고급졌다. 

 

 

 

 

그리고 김치는 무려 국산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고급진 식기를 사용해서 뭐 한담?

 

살면서 나는 이렇게 맛이 없는 김치찌개를 처음 먹어봤다.

 

설마 음식이 상했을까?

 

이 냄새는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하며 표현하고자 하면 모 프로그램에서 어떤 PD가 인도네시아 음식을 먹더니 한국에는 없는 맛이라고 했는데 이 집 김치찌개가 바로 한국에는 없는 맛이라고 밖에 그 이상의 좋은 표현이 정말 생각나지 않았다.

 

절반도 못 먹고 계산하러 가는데 9천 원짜리 김치찌개가 8천원으로 들린다. 

 

주말이라서 천원 할인이 되었나 싶었는데 다시 보니 두 명의 김치찌개 값을 함께 계산한 것이다. 

 

방금 건 취소해 주시고 한 명씩 계산해 주세요라고 말했는데 카운터 보시는 분은 가는 귀가 좀 먼지 네? 하신다. 

 

더 웃픈 건 나랑 같이 밥 먹은 알바님이 왜 본인의 몫은 계산할 생각을 안 하고 멍하니 서 계시는지요?

 

저희는 초면이고 대단한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단지 점심을 한 테이블에서 먹었을 뿐인데.

 

예전 같으면 그래 기분이다라고 하면서 그냥 내가 계산을 했을 텐데 이젠 그런 거 없다.

 

나도 무지출 챌린지에 야심 차게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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