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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꾸미 아지매

랑니 2021. 11. 4.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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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사동 쭈꾸미 아지매


랑니: 엄마, 오늘 저녁 머 먹어?

엄마: 글쎄.

랑니: 그럼 외식할까?

엄마: 응, 집 근처 쭈꾸미 집 맛있더라. 이모랑 가봤는데 서비스도 좋고.

내가 외식하자는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서운할 뻔했네.

그래서 오늘은 저녁에서 해방되어 외식하러 간다.



음식이 나오는 사이에 두리번두리번 인테리어를 둘러본다.

만화거리처럼 여기저기 벽에 캐릭터를 그려놓은 모습이다.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인생은 쭈꾸미 같은 것, 맵지만 달콤해!



엄마: 인테리어가 좀 정신 사나운 것 같아.

랑니: 고개 끄덕끄덕.



어린아이 두 명을 데려온 부모와 동행한 지인들.

그리고 엄마와 나.

이렇게 아직은 두 테이블이다.

서너 살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는 칭얼칭얼, 밥 한번 먹기 힘들어 보이는 부모의 모습이다.

아빠가 구름과자 먹으러 지인과 같이 잠깐 나간 사이에 엄청난 성량으로 울어댄다.

남자아이 엄마가 말한다. 네가 언제부터 아빠를 그렇게 찾았다고.

그러곤 누나와 같이 사탕을 쪽쪽 빨다가 또 막무가내로 아장아장 밖으로도 나간다.

엄마, 난 아들 둘 낳을래 했던 말을 취소하겠다.



계란을 몇 개 풀었는지 순두부처럼 생긴 계란찜이 등장했다.

엄마가 요리를 잘하시는데 엄마가 만든 계란찜은 이렇게 부풀어 오르진 않는다.

가게 아줌마한테 엄마가 물어본다.

엄마: 집에서 만드는 계란찜은 왜 이렇게 부풀지 않을까요?

가게 아줌마: 이 계란찜 육수가 10개도 넣은 재료를 넣었어요. 없는 게 없어요. 멸치, 청양고추, 등등.

집에서 만드는 거랑 당연히 다를 거예요.



쭈꾸미 모음에는 쭈꾸미, 관자, 소라, 새우, 떡볶이가 들어가 있고 1인분에 16,000원이다.

냉동된 상태로 나온 쭈꾸미에서는 살짝의 비린내가 느껴지고

음식이 아직 조리도 되지 않았는데 매콤한 냄새가 코를 콕콕 쏘면서 콜록콜록하게 된다.

연한 맛, 순한 맛으로 주세요, 제발.


비린내로 살짝 식욕이 떨어진 나는 깨작깨작거린다.

그러는 사이에 해산물을 좋아하시는 엄마는 분주하시다.

다행히 빨간 비주얼과는 반대로 맛은 순하여 식욕은 자극하면서 위에는 무리가 없는 맛이다.



나는 여전히 50% 부족하다.

볶음밥까지 추가하여 먹었더니 엄마는 배부르다고 하시면서 만족하는 표정을 짓고 계신다.

일어서는 순간, 먹었던 음식이 아래로 내려오면서 앉아 있는 동안에는 몰랐던 배부름이라는 느낌이 뇌에 전달이 되는 순간이었다.



랑니: 엄마, 오늘 저녁 안해서 좋아?!

엄마: 응! 엄청 좋고 편하다.

랑니: 엄마, 나 학교 다닐 땐 어떻게 하루 세 번씩 밥을 했어?!

엄마: 글쎄다, 매일 무엇을 먹을지도 엄청 고민이 었지.


엄마 사랑해요! 계속 밥 해주세요! 라고 하면

제가 오래 살게 여러분 욕해주실껀가요?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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