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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식이 심함 사람의 두번째 경험 - 광어회 도전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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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식이 심함 사람의 두번째 경험 - 광어회 도전기

랑니 2022. 1. 2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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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아버지 친척들은 대부분 생선을 안 드십니다. 저도 생선을 못 먹습니다. 아니 안 먹습니다.

먹고 싶은 생각도 없거니와 생선 고기엔 관심도 없으며 머릿속에 생선에 대한 기억이 없으며 생선 비린내를 맡으면 입맛이 뚝 떨어지고 그런 가게는 들어가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엄마는 생선과 해산물을 좋아하시지만 비린내를 싫어하는 저 때문에 집에서 거의 생선 요리는 하지 않습니다.

생선 안 먹는 저때문에 제주도 놀러 가서도 그 갈치조림도 바다 보러 가서는 해산물도 못 먹고 한 끼 식사로 매운탕도 실컷 못 먹어본 불쌍한 우리 아저씨.


혹시 어린아이들이 편식이 심해서 고민이신 부모님들 계십니까?

제가 입맛이 바뀐 산증인이라 야채를 싫어하는 아이때문에 속상하시다면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약 30년 후이면 입맛이 서서히 바뀔테니깐요.

라면을 엄청 좋아하는 저이지만 방부제 과다 흡입이 아닌 가 싶어서 알아서 양을 조절합니다.

과자이며 스낵을 주말이면 편의점을 싹쓸이 하던 모습으로부터 여자치곤 간식을 별로 안 먹네라는 소리를 듣습니다.

물을 마시기 싫어했는데 알아서 매일 2L 마실 기세입니다만, 너무 자주 화장실 가서 좀 불편하긴 합니다.



아저씨가 처음으로 회 한판을 배달했습니다.

방어회가 제철이라 맛있다고 합니다.

생선도 잘 관찰해보면 약간 붉은 끼를 띄고 살결이 사선으로 지나가는 모습이 고기와 비슷한 모습을 할 때도 있습니다.

고기와 생선이 다른 점이 무엇일까? 다 고기인데.

무슨 맛일까 라는 생각이 떠오른 적도 있습니다.

그래도 딱히 자발적으로 내돈내산 할 일은 없을 것이고 내가 블로그를 적기 위해 한번 먹어본다고 잠깐 생각해봤지만 마음의 변화가 없습니다.

아저씨가 저한테 방어는 아직 너무 레벨이 높고 광어를 먹어보라고 합니다.

먹을까 말까, 먹을까 말까 밀당을 하다가 휙 돌아서 버립니다.

안 먹는다고! 꽥!

무슨 맛일까 또 궁금해지는 순간 아저씨가 초장을 듬뿍 적셔서 자~먹어봐 하면서 2차로 권유해봅니다.

딱 한 번만 먹어봐!~ 안 죽어.

편식하는 사람한테는 싫어하는 음식을 먹으라고 하는 자체가 죽을 만큼 싫은데 뭐든지 다 잘 드시는 아저씨 어떻게 저의 이런 마음을 알 수가 있겠습니까?

그런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시면 편식하는 사람들이 까다롭다고 하면 안 됩니다만 만약 저한테 아이가 있다면 야채를 먹게 할 것입니다.

다행히 입맛의 바뀌고 더불어 생선 비주얼에 대한 근거 없는 배척 심리가 적어져서 저는 드디어 광어회 한입 도전해 보기로 합니다.


광어회를 처음 먹어본 기분 혹은 맛이 어떠냐고 물어보신다면

흐음... 초장을 너무 많이 발라서 초장 맛이 먼저 입안에서 진동을 합니다.

무슨 오기인지 오물오물 거리면서 씹어주니 그 생선의 비린내가 슬금슬금 올라옵니다.

그때 그 기억을 다시 되살려보니 저의 눈가의 미간이 찡그러집니다.

좀 더 생선 맛이 느껴지기 전에 후다닥 넘겨버려 위산으로 소화시켜 버립니다.

아주 초롱초롱한 눈으로 저를 바라보면서 맛이 어떠냐고 물어보는 아저씨한테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광어회보다는 이 풀때기가 쌉싸리한게 더 맛있는데?

아직 시기상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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