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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운전할 상인가?

랑니 2021. 11. 1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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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운전할 상인가?

 

나의 꿈은 사모님이 되는 것이었다.

사모님이 되어 운전기사가 나를 모셔가고 모셔오고.

나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꿈은 참으로 이상적이고 완벽하다!


친하지 않은 첫 직장 동료 : 전대리님은 운전을 엄청 터프하게 할 거 같아요.

랑니: 그러신가요? 저 면허도 없는데.

친하지 않은 첫 직장 동료: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게 말이 되니 하는 표정으로) 헤에?~

 




그러하다, 나는 아직 운전면허가 없다.

그게 머, 어때서?

내가 운전을 해서 비 오는 날 수원에 있는 같이 아르바이트하던 지인의 결혼식을 참가하는 척했지만

실은 우리 아저씨가 열심히 운전을 하고 나는 비싼 옷에 물이 튀지 않게 곱게 앉아서 갔더랬다.


내가 운전을 못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다.


첫째, 아버지가 전에 큰 교통사고를 당하셨는데

의사가 아버지가 다시 일어설 확률이 희박하다고 하셨다.

내가 아버지 얘기를 거의 한 적이 없지만

우리 아버지는 아직 생전이시며 부모님은 이혼하지 않으셨으며

꽤나 잘 생기셨고 내가 선비의 피가 흐른다고 했던 것처럼 예전엔 교사셨다.

지금은 그저 보기엔 괜찮아 보이시나 교통사고 후유증은 여전히 남아있어서

우리집 분위기 자체가 자동차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둘째, 엄마는 고등학교 거의 졸업할 무렵에 버스사고가 발생했는데

버스가 전복을 하면서 사람들이 살겠다고 우리 엄마를 밟고 지나가셨다고 한다.

그래서 엄마는 버스를 싫어하시고 버스 타고 출퇴근하는 나를 엄청 걱정하신다.


셋째, 나는 자전거 탈 줄 아는데 자전거 배울 때

한 번은 웅덩이에 빠져나오질 못하는 나를 지나가던 행인이 구해주셨고

골목에서 나오는 택시와 T자로 충돌할뻔한 적도 있다.

게다가 나는 양손잡이다.

밥 먹고, 글 쓰고 이런 건 오른손잡이 잡이인데 고스톱이라든지, 놀이를 할 땐 또 왼손잡이다.

그, 느낌 아시는가? 오른손과 오른발이 같이 나가고, 왼손과 왼발이 같이 나가는.

뭔가 이상한 느낌을.

 


내가 운전을 못한다는 이유를 야유와 비난을 받지 않게 이렇게 길게나 핑계를 대고 있다.


2021년 나의 목표는 2가지였다.

하나는 노트북 바꾸는 것, 다른 하나는 운전면허 취득하는 것.

우리 동기 4명이 있는데 일 년에 한 번씩 연말에 모인다.

나이도 나이인지라 다들 운전을 해서 오는데 나는 지하철로 다닌다.

4명 중의 2명은 결혼한 지 몇 년 되고 세번째로 결혼한 친구가 있는데

그때 우리는 또 집들이 간다고 난리 쳤다.

그리고 그 난리 중의 생난리를 친 건 나다.

그다음 4번째 멤버는 나밖에 없는데

일부러 집들이용 월세를 한두 달 준비해야 되는가 아닌가 싶다.

즉 본의 아니게, 혹은 상대방은 비교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도 아닌데

가진 것이 모자라니 자꾸 비교하게 되고

남한테 보여주는 것에 대해 신경을 쓴다.


첫 직장 대표 차에 앉아 음성에 있는 공장에 내려가는 길도 그렇게 불편하진 않았다.

식품회사 대표가 그렇게 전대리는 운전도 못한다고 농담 반 진담 반 섞어서 놀려줘도 시큰둥했다.

나중에 아이가 있는데 갑자기 열이 난다, 급한데 운전을 못한다 이런 건 너무 허무맹랑한 일이고

엄마가 점점 여행 다닐 때 걸어 다니시는 일을 힘들어하시는 것이 눈에 뜨이고

내가 운전을 배우겠다고 크게 결심한 계기 중의 하나가

아저씨랑 장거리 여행을 갈 때면 혼자 운전하는 아저씨가 짠해 보여서이기도 하다.

어쩌면 운전할 줄 몰라서 싸움이 덜 했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티스토리 이웃님들은 적어도 십년 전 혹은 오래된 옛날 일이겠지만

고수들은 지금부터 널뛰는 초보의 운전 관련 스토리를 웃으시면서 봐주시면 되시겠다.


기대해주삼, 윙크 찡긋 ㅋㅋㅋㅋ


이 글의 초안을 작성한지는 거의 한달전이고

어제 따끈따끈한 면허가 나왔다.

필기, 장내, 도로 모두 깔끔하게 한번에 합격을 했고 좋아서 실실 쪼개고 있는데

주차 연습하러 가자고 하는 아저씨의 말에 얼음이 되고

옆에서 헤매는 나를 보면서 처음엔 빡쳐서 돼지 멱따는 소리를 질러댔다가

한숨을 쉬다가

나중엔 체념을 해서 "너님이 알아서 감각 익혀봐"라고 하면서

옆에서 게임을 하던 우리 아저씨?




저는 지금 술 마신 사람처럼 비뚤비뚤 달리줄은 아는데 주차할 줄 모르는

운전면허 취득 2일차랍니다!

도로주행 시험 본다고 며칠동안 코스 외우느라 

블로그 며칠 방치 했는데 다시 열심히 활동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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