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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거의 두달만에 다시 운전해 본 결과

랑니 2022. 1. 2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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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심부름을 시켜서 천호역에서 녹번역 사이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운전면허를 따고 처음 한 달은 열심히 300km 정도 도로주행 연습하고 그 사이 거의 두 달 쉬고 다시 운전대를 잡게 되는데... 안전하게 집에 돌아옴에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두 번밖에 혼나지 않았습니다, 겨드랑이 워터파크 터졌습니다, 오른팔 상두박근 굳어져 버렸습니다. 아이고 힘들어...

 

 

 

녹번역 1번 출구에서 출발하여 서대문구를 지나 강변북로를 달려서 강변역 한강을 지나 겨우 도착한 집, 오늘도 저의 뒤에서 빵빵 거리지 않고 참아주신 벤츠에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전달합니다.

 

새빨간 매직펜으로 A4용지에 초보라고 붙여놨던 종이는 세차를 하면서 버렸습니다. 그 초보라는 종이를 보면 사람들이 정말 많이 참아주고 양보하는 것이 초보의 눈에도 느껴집니다. 감사하다는 깜빡이 인사를 하려고 해도 여유가 없어서 못했지만 착하신 분들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초보운전이 아닌 도로주행연습이라고 해야 하는 실력으로 도로 위 나서는 자체가 민폐이긴 하지만 초보도 그 길 위에 서기까지 머릿속이 엄청 복잡하답니다. 마음은 도로 위에서 씽씽 달리고 싶으나 현실은 어버버, 혹시나 의도치 않게 문제가 생길까 근심 걱정, 그래서 운전할까 말까 각종 운전하지 않을 핑곗거리만 팽팽 돌아가고 안전이 제일이야 하면서 도로주행 연습을 피하고 싶지만 인정사정없이 단호하게 저를 운전석을 앉혀놓은 아저씨가 없으면 절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좀 쉬었다가 다시 운전을 하면 생각보다 잘 할 수 있어라고 고무해주면서 시작을 하는데, 그건 몸에 어느 정도 배었을 때 얘기고 아직도 갈 길이 먼 이 몸뚱이는 모든 것이 리셋되다 못해 다시 면허 따러 가야 되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잘했다가 아니라 우리 운전하시는 분들은 운전 초보자의 이런 마음을 이해해주십사, 그리고 길 위에서 초보 만나시게 되면 정말 너그러운 마음으로 양보 및 피해가 주십시오. 실력이 미천하여 어떻게 할 방법이 없습니다.

 

 

오늘은 차선변경을 하면서 아저씨한테 두 번 혼났습니다. 출발할 땐 분명히 오른쪽 백미러가 괜찮았는데 아직 멀티가 안 되니 저는 이 정도면 차선 변경해도 되겠다고 판단하고 들어가는데 저를 왜 백미러를 안 보냐고 혼내서 일단 어금니를 꾸욱 깨물고 참습니다. 무슨 기분이냐면 아무리 생각해도 어른들이 입장에서 볼 때 아이들이 구구단을 못 외워서 답답한 기분일 것 같아서요.

 

오후라서 해빛이 정면으로 들어와서 햇빛가림을 해줄까 하는데 아니, 저기 천호대교 보여하는데 아니, 머릿속은 분명히 아무런 생각도 안 하는데 앞을 주시하느라 정신이 없고 잘 보이지도 않고 내비는 볼 시간도 없고 여유도 없고, 제 머릿속에서 드는 생각은 아, 이건 민폐다, 나 이런 상태로 도로 위에서 달려도 괜찮은가 이런 생각만 들었습니다. 

 

머리는 몸에서 힘을 빼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몸엔 계속 힘이 들어가고 신기하겐 이번엔 오른쪽 팔이 경직이 됩니다. 예전하고 다른 점이라고 하면 배에 힘을 잔뜩 주던 것이 이번 도로주행 연습에서는 배에 힘주는 버릇은 사라졌습니다.

 

제가 운전하면 아저씨는 옆에서 한가롭게 핸드폰으로 게임이나 할려고 하는데 게임은커녕 생사가 왔다 갔다 하는데 얼마나 답답했으면 연속 담배 두대를 태우더니 어떻게 운전면허를 땄지 합니다. 나 오늘 이거 블로그에 올릴 거야 했더니 뭘 잘했다고 올리냐고 합니다. 

 

차에서 내리니 배가 고파납니다. 아저씨는 저의 운전실력에 열 받아서 배도 안 고프다고 합니다. 아, 장롱면허되기 전에 빨리 감을 놓지 않고 시간이 되면 과감하게 도로 위에 올라서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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