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gni:랑니=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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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수기
사무실에 정수기를 정기 검사하러 오셨다.
오신 아저씨는 열심히 이것저것 체크하고 가셨다.
그 아저씨가 가고 나니 온수가 나오지 않는다.
다른 아저씨가 오셔서 수리해주시고 갔다.
2. 갈고리 할아버지
가끔 옷소매가 길거나 루즈하게 입으면 팔이 안 보여 설마 손이 없는 건가? 할 때 있다.
앞에 백발의 할아버지가 걸어가신다.
동공이 확장된다.
그 할아버지는 오른쪽 손이 없고 쇳덩이 갈고리이다.
참전용사이신가? 얼마나 아프셨을까, 안타깝다.
3. 나를 피하는 사람들
환절기에 재채기가 심한 나.
아침에 갑자기 훅 들어오는 지하철 찬 기운에 재채기를 해댄다.
내 옆에 앉아있던 젊은 남자, 몇 초간의 고민을 하더니 맞은편 자리로 이동한다.
암요, 이해할 수 있어요.
나랑 그 남자랑 허공에서 눈길이 오고 간다.
머쓱, 어색, 비굴, 뭐? 묘한 기류가 왔다 갔다 한다.
4. 스포츠 매장 남자아이
오십억이 생일이라서 선물 보러 백화점에 갔다.
![](https://blog.kakaocdn.net/dn/bhoaUV/btq9I4M3STZ/oHzBhbdeODnFqDVtpr0QG1/img.jpg)
여름이라 그런지 시원한 소재의 반팔티 등이 가격도 5만 원 미만대로 꽤나 괜찮게 나왔다.
언더 아머 매장에서 옷을 고르는데 어떤 남자가 입어본다.
와우! 몸매 죽이는데?
나, 헬스 좀 다녔소 하는 상체에 딱 들러붙는 반팔티를 입으니
A컵만 한 가슴, 딱+쩍 버러진 어깨, 그리고 점점 좁아지는 허리....
그런데 히힛.
튜브 뱃살이 오도독하게 있다.
저 정도로 진짜 몸을 멋있게 만들었는데 튜브 뱃살은 말도 안된다.
그 옷이 작다라고 생각한다.
환복을 하니 젊고 착한 인상의 청년이었다.
+ 추가적으로 슬픈 건 남자 옷 매장에서 옷을 고르는데 직원이 말씀"하신다.
남편 옷 고르세요?
악!!!!!!!!!!!!!!!!!!!!!!!!!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그!렇!게! 나이가 들어 보이는가?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을 보니 세상 편~한~펑퍼짐한 원피스를 입고 있긴 했다.
5. 전화통화하는 여자
버스를 타면 5일에 2~3번 만나게 되는 같은 건물로 가는 언니가 있다.
이 언니는 아침부터 무엇이 그렇게 신나신 지, 아니면 우연의 일치인지
나랑 마주치는 날엔 계속 통화를 하고 계신다.
그것도 웃으시면서, 아침 9시부터 통화를 계~속~ 하신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혀를 굴리는 버터 듬뿍 발라준 영어 발음이 들린다.
시차가 있는 바이어와 통화 중인가?
누구여? 하면서 뒤 돌아보니 이 언니다.
와우~갑자기 멋있고 근사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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