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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블라블라

한강 예찬

랑니 2021. 7. 14.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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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예찬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한강이 있다 보니 당연하게 생각되어 거의 안 간다.

심심하거나, 덥거나, 너무 집콕을 했거나, 정말 갈 곳이 없는 경우에 간다, 한강을.

한강에 대한 예찬을 해야 되겠으나 좀처럼 생각나는 것이 없다.



나는 어쩌다 결혼도, 연애도 관심이 없게 되었을까 하면서 이별을 고하던 전 남자 친구와 갔던 한강에서는

두더지를 잡는 게임을 놀았고

그 친구는 지금 3~4살 되는 어린이의 아빠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듯하다.

울컥울컥 할 때가 있었다.

결혼 생각이 없다며?

그런데 애도 있네?

그냥 나랑 결혼하고 싶지 않았던 거네?

혼자서 울분을 토하는 나한테 엄마는 그러신다.

엄마 왈 : "걔 너한테 관심이 없었어~"

랑니 답 : " 아, 꼭 그렇게 확인 사살을 하셔야 되겠습니까? "

나도 안다, 그럼에도 괜히 인정하기 싫다.



엄마는 한강을 거의 안 가신다.

왜냐면 한번 한강에 갔다가 시신을 담고 나가는 구조대를 봤다고 한다.

그 뒤론 무섭다고 안 가신다.



작년에 주구장창 내리던 장마비로 한강은 원래 모습을 잃어버린 적도 있다.

2020년 광진교 한강 모습-1
2020년 광진교 한강 모습-2

 

2020년 광진교 한강모습-3
2020년 광진교 한강 모습-4






아마도? 연예인이 몰래몰래 한강을 바라보면서 자동차 안에서 하는 연애 장소는 여의도거나 청담 쪽이 아닐까 싶다.



뚝섬 따라 지나온 한강에서는 친구 몇 명이 자전거 페달을 열심히 밟았었고

청담따라 이어진 압구정 한강 레스토랑에서는 친하지도 않은 동료들과 함께 가서 허세를 떨었으며

여의도 한강에 가서 불꽃쇼를 보자고 했던 그 아이는 이젠 연락도 안 하는 사이가 되었다.



평일에 낮에 들렸던 광진교 근처 한강에는

아이를 데리고 나온 엄마들, 서로 다정하게 바라보는 연인들, 삼삼오오 흐트러져 있는 인파들이었다.


주말에 갔던 한강에는

근처의 주민들이 연도 날리고, 놀이터엔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는 사람, 무료 운동기구를 하는 사람들로

꽤나 북적인다.



그렇게 한강은 누구한테는 한 번도 간 적이 없는 곳이나

우리의 일상에서 묵묵히 그 자리를 함께 하고 있는 낭만보다는 일상이 더 많은 곳이다.

어쩌면 내 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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