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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음성에도 병문안이 안되는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랑니 2021. 11. 23.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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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음성에도 병문안이 안 되는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사촌언니가 열이 계속 나서 입원을 하게 되었다.

일주일이 거의 되는데 원인을 찾지 못하고 고전하다가

담낭염으로 인한 시술을 받게 되었고

하나밖에 없는 사촌동생인 내가 병문안을 안 가는 건 말도 안 된다.

코로나 검사를 받고, 백신 2차까지 접종 완료해야 들어갈 수 있다고 하여

암사 선사유적지 근처에 있는 임시선별검사소로 향한다.



오후 1시52분.

사람이 너무 많다.

누가 보면 콘서트장 입장하는 줄 알겠다.

태권도관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여 절반 이상이 어린아이들이었다.



이렇게나 사람이 많은데 괜히 혹시나 확진자가 있으면 더 위험할 것 같아서

그냥 돌아갈까 생각하는데 보아하니 유증상자는 보건소로 가라고 하는 안내문이 있다.

열이 나면 괜히 서러울 듯.



파릇파릇하던 나뭇잎들이 노랑노랑 한 계절의 신비

10월에 한번 반짝 덥더니 또 미지근한 날씨.

보통 수능 볼 때면 아 그래, 수능이니 춥지 했는데

이번 수능날엔 서울은 춥질 않았다.

고3 아이들 실력 이상 점수가 나왔길.

오늘부터 본격 추위가 시작되는 건가?


천호에서 부천까지 40KM의 거리, 운전연습으로 아저씨가 동행을 해준다.

처음엔 직진이라서 모든 것이 좋았다.

아저씨가 " 나한테도 이렇게 편하게 차에 앉아다니는 날이 있다니!"라는 말을 하기 무섭게

7옥타브까지 올라갈 일이 발생한다.




어찌어찌하여 도착한 순천향대학교 부천 병원.

경비가 삼업하다.

출입증이 있어야 들어간다.

꼭 마치 나의 엽기적인 그녀에서 전지현과 차태현이 학생증인가 짠하고 내밀면서 나가던 그 동작.


나도 어리바리하여 융통성 있게 핑계를 대야 하는데 솔직하게 "병문안"이라고 한다.

입구에서 남자 직원이 하나하나 꼬치꼬치 물어본다.

오전까지 형부가 들어갔다고 하는데 내가 도착한 오후 1시 반 즈음엔 안된다고 한다.

병동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여 안된다고,

혹시 전달해야 할 물건이 있고 병문안하려고 하는 사람이 거동이 가능하면

출구에서 물건을 받으라고 한다.

거의 보름 정도 병원에 입원한 언니도 나를 그냥 이렇게 돌려보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출구까지 와서 입구에서 체크하는 사람한테 집요하게 진상 부린다.

잠깐만 병문안 가능하게 해 달라고,

그러니 어떤 번호를 입력하더니 전화를 해서 해당 병실로 들어가도 된다고 허락하면 들여보내겠다고 한다.

물론 해당 병실 간호사님은 안된다고 했지만 포기하지 않은 "진상"짓은 조금의 가능성을 보게 되는 줄 알았으나

결국은 허락하지 않아서 밖에서 얘기를 나누는 수밖에 없었다.

10여 일 만에 처음으로 햇빛 본다고 재잘재잘.

내가 오길 만을 기다렸다고, 왜냐 샴푸를 하고 싶다고!

들어갈 수 없으니 대안으로 올리브영에 가서 드라이 샴푸를 사 온다.

휘리릭 뿌려주니 검은 머리가 흰머리가 되는 효과가 있다.

물에 샴푸를 못하니 드라이 샴푸로 최대한 긁적긁적해줬다.



순천향 대학교 부천병원 본관 옆에 있는 장례식장.

그리고 입구에 들어가지 못하고 서럽게 울고 있던 어떤 아저씨.

어떤 슬픔이 있었기에 그렇게 꺼이꺼이 우셨습니까?!



돌아오는 길.

닐로의 행복한 비행이라는 책에서 봤던 같은 기러기의 날갯짓이 보인다.

연이 날아가는 것 같기도 하고

저 무리를 이끄는 대장은 힘들지 않을까,

그리고 그 무리를 벗어난 몇 마리의 새들과

와, 하고 감탄을 하다가 계속 보인다.

최소 20 무리는 더 지나간 것 같다.

강원도에서 부산으로 내려가는 걸까?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는 걸까?

서울에 새가 이렇게 많았나?

동물이 갑자기 많아지면 재난이 발생한다고 하는데

재난영화를 너무 본 건 아닌지 괜한 생각마저 들었다.

이번 생의 기러기는 오늘 다 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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