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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랑니 2021. 6. 14.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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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사무실 근처에 있는 스튜디오에 가서 제품 사진을 찍게 되었다.

취미로 사진을 찍기 좋아한다고 하시는 아재 한명이 SONY 사진기를 가져오더니

사무실 사람들 한명씩 인물사진 찍어주었는데 열일하는 나의 표정은 세상 혼자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유독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족히 2~3CM 자란 검은 머리다.

뿌염 할 시기가 왔구나.



자주 다니는 토리헤어는 최근에 예약하기 어렵다.

머리에 손을 대야겠다라고 결심하는 순간 당장 해야 되는데 예약하기 어려워져서 다른 미용실을 다닌다.

천호역 2번 출구에 있는 비싼 자리에 위치해있는데 방문할 때마다 한가하다.

당연히 괜찮을 줄 알고 예약도 없이 방문을 했는데 역시나 토요일이라 모두 바쁘다.

저번에 나의 머리를 염색해주고 커트해주던 남자 직원도 보이는데 상당히 친절했는데

손님이 몰리니 표정관리가 안되고 있다.

젊은 헤어 디자이너들은 충분히 트레이닝 받았을까 하는 의구심이 될 때가 있다.

제일 쉬운 머리 커트를 비뚤비뚤하게 커트할 때가 은근히 많다.

머리가 어느 정도 길어져서 방문을 하면

어느 미용실에서 머리를 이따구로 컷트하시던가요 하면서 분개를 하는 경우도 가끔 있는데

너네 가게다 , 짜샤!

 




서울오빠라는 너튜버가 있다.

짧게는 1분 길게는 2분 정도 연애 상담해주는데 그날엔 H.O.T를 하라고 알려주신다.

여자의 마법의 날, 그 아픔을 다음과 같이 표현을 해준다.

남자들이 앉아있다가 다리 잘못 꼬여서

 

드래곤볼에 데미지가 들어가면

 

아래배가 땡기는 느낌의 아픔?


무슨 소리인지 당최 모르겠다.

열라 아프단 말인가?

안 아프단 말인가?

어떻단 말인가?

그럼 남자들도 여자의 마법의 날도

지금의 나처럼 어느 정도 아픔인지 상상할 수 없단 말인가?

그날인지 아닌지는 여자 친구가 마법 2~3일전부터 단 것을 먹는다,

아메리카노만 마시던 여자친구가 바닐라라떼, 뉴욕 치즈크림을 먹는다,

밥도 엄청 먹는다 등 이런 현상을 보이면 곧 그 마법이 시작되는 날로

가만있으면 중간이라도 가는데 돌아오는 건 짜증, 짜증 그리고 짜증


그래서 남자들 기억합시다.


H- 핫팩, 몸을 따뜻하게, 아 지금은 여름이니 더 욕먹으려나?

O-오렌지, 비타민 C가 있는 달달한 것, 귀찮은데, 까주시던가?

T-타이레놀, 진통제.


여자들이 기억할 건 남자들이 감정 쓰레기통이 아니니

그 마법이 풀리면 고맙고 미안하다고 서로 배려를 하면서 만나라고 한다.

 

 



뿌염이 나와서 신경 쓰인다.

30대에 들어오니 나의 자궁마저 이젠 발광을 할 기운이 없는지 예전보단 덜 아프다.

마법이 시작되었는데 나는 염색하러 간다.

예약도 없이 방문했던지라 10여분 기다리라고 한다.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는데 "안녕하세요~"하는 낮은 동굴의 저음 목소리가 들려온다.

흠칫!해서 봤더니 키가 훤칠하고 일반인치곤 많은 여자들이 대시했을법한 비주얼의 남자 직원이 왔다.

더 인상 깊었던 부분은 왼손 네번째 손가락의 5MM 정도의 두께의나 임자 있소를 나타내는 은반지 커플링이었다.

미용사라는 직업으로 불편할 수도 있었을 텐데 반지를 하고 있으니 지조가 느껴진다.

아니다, 여자 친구가 그 커플링을 하고 있으라고 강요한 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다.

철벽남이군.

염색을 하려고 옷깃에 수건을 두르는데 이 남자가, 나의 목걸이까지 말아 버려서 목걸이가 끊어질뻔했다.

염색을 하는 속도가 느리다.

나의 컨디션은 점점 안 좋아지기 시작한다.

몸이 추웠다가 더웠다가 오락가락하다가 얼굴색이 창백해진다.

"어디 불편한 거 있으세요?"

"네, 몸이 좀 안 좋아서요. "

" 최대한 빨리 해드릴게요"

그런데 머리를 커트하는데 장인의 정신을 십분 발휘하여 0.1mm까지 촘촘히 재는 것 같다.

몸이 아프니 기분 탓일 수도 있다.

너무 빨리 커트해버리면 진상이라고 할까 봐 그런 건가?

아니면 진짜 나는 손님의 헤어 디자이너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신념인가?

1초, 2초, 3초...시간이 너무나도 더디게 지나간다.

그런데 나는 왜 빨리빨리 하라는 말을 못 하고 계속 참고 있는지 나도 나 자신을 이해를 못하겠다.

드라이한다.

아, 괜찮아요, 그만할게요.

계산을 하고 수고하셨어요라고 말하고 가게를 빠져나온다.



속이 울렁울렁.

햇볕이 쨍쨍한 오후, 길가에서 파전을 부치고 싶다.

미용실 하고 가까운 달걀이네 집에 쳐들어가 우웩 해버렸다.

눈이 똥그래져서 얘가 왜 이래, 왜 이래 하는데

편의점 가서 타이레놀이랑 그거 사다 줘! 빨리!

파르르 떨리는 눈과 동공 지진,,, 머???

머긴 머, 그거!!!!! 사 오라고!!!!!!!!

진정이 좀 되고 말한다.

나 아파 죽겠는데 그 직원 세월아~네월아 하면서 머리 커트 하드라.

니가 아픈지 안 아픈지 어떻게 알아.

나 그렇게 인상 쓰고 있는데?

하긴 네가 인상쓰면 ....................................

 



결론은 HOT : 타이레놀

백신접종때문에 타이레놀 구하기 어렵다고 해서 괜히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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