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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스케일링을 위한 치과 방문기

랑니 2021. 11. 19.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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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스케일링받기 위한 치과 방문기


분위기 잡고 게슴츠레 한 눈빛으로 입을 쭈욱 내밀고 아저씨한테 입술을 들이댄다.

아저씨가 얼굴 찌푸리면서 아, 입냄새~한다. 🙄🙄

더 구체적이고 생생한 형용사가 있었지만 나의 이미지를 위하여 여기까지.

까욱까욱....까마귀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면서

윗몸 오른쪽 편에 항상 고춧가루인지 음식물인지 끼여있는 것처럼 살짝 불편하다.

대략 1년전에 스케일링받으면서 잇몸이 부어서 그렇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편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스케일링은 1년에 한번 건강보험 적용이 된다고 하니 암사역 근처 눈에 보이는 아무 치과나 가본다.

암사역 2번 출구에 백상치과의원이라고 있다.

길을 건널 필요가 없어서 2층으로 올라가본다.

주변을 휘리릭 스캐닝 해보니 맞은편에도 당연히 치과가 있다.



평일은 9:30분부터 저녁 6시

토요일은 9:30부터 한시

점심시간이 오후 한시부터 두시

일요일, 공휴일은 휴무

스탠다드한 곳이다.



이 건물 자체가 오래되었고 외관이 허름하나 실제 내부로 들어오니

화려하진 않지만 깔끔하고 단정한 아가씨의 모습처럼

아이보리 색상의 인테리어가 사람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수요일에 방문을 했는데 예약을 하루 뒤로 미루어졌다.

날씨가 추워지기 전에 냉난방기 설치하려는데 설치해주시는 분이

영업일 기준 2~3일 소요된다고 했는데 아직도 소식이 없다.

모든것이 딜레이가 발생하면 속에서 짜증부터 올라오는데

그런 못된 성격을 좀 고쳐보고자 치과 예약 딜레이도,

내일 에어컨 설치 시간때문에 전화가 와야 하는데 아직도 오지 않고 조용한 전화에도

일단 참아본다.

생각을 좋게 하거라, 아니면 이 모든 것을 노처녀 히스테리라고 할 수도 있다.

백상 치과 원장님은 서울대 출신의 여자분이다.

어, 여자 원장님이시네 하면서 얌전히 기다려본다.

간호사 두 명에 원장님 한 명으로 운영되는 치과로 보인다.


치과를 들락날락하지 않은 것은 어쩌면 축복이겠다.

어릴 때 나는 신경통으로 이가 아파서 울고 있는데

놀이가 재밌어서 깔깔대는 언니를 보면서 날카롭게 성질냈던 적.


나의 학생이 치과 간호사인데 그녀한테 스케일링받으러 갔다가

파편처럼 우수수 떨어지는 치석을 보면서 생각보다 치석이 많네요 하면서

처음 보는 환자를 상대하듯 프로로 변하던 지금은 홍콩에서 살고 있는 그녀와


집 근처 스케일링받으러 갔다가 처음 오는 환자한테서 삥 뜯어야지 하는 건 아니겠지만

공포감을 조성하는 충치 치료받으라고 했던 괜히 가기 싫던 치과와


이를 좀 더 화이트닝 하고 싶은데요 하니,

현재 상태로 더 이상의 눈에 띄는 화이트닝 효과가 어렵다고 솔직히 얘기해주던 치과에


이래 적다 보니 또 이래저래 치과에 다녀본 적은 있긴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 앉는 순간부터 몸에 힘이 들어간다.

다시 생각해도 이 독특한 구조의 의자엔 앉기 싫다.

예를 들어서 치과 방문 때문에 앉았던 적,

코 필러 때문에 앉았던 적,

치욕스러운 포즈의 산부인과 등등.


지익지익지익,,,쥐 잡는 듯한 기계음이 고막을 뚫고 나온다.

잇몸을 살짝살짝 건드려주니 당연히 턱이 자동적으로 내려온다.

오늘따라 입냄새가 난다고 했던 말이 생각나면서 간호사님한테는 민폐가 아닌지 생각한다.

간호사님들은 치석 제거하는 스케일링을 어떻게 배우셨을까?

후진 주차보다 더 어려워 보이는 데, 실습할 상대는 있었을까?

몸은 계속 뻣뻣한 상태이고 그런 뭉침이 다 느껴져서

간호사님이 상냥한 어투로 힘을 빼세요~라고 하면서 안내를 해주신다.

머릿속에 지금보다 더 복잡한 생각이 들었는데

나는 지금의 기분을 어떻게 블로그에 적을까 머리속에 그 생각만 하면서

점차 몸의 힘을 빼기 시작하면서 지금 내 머리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스캔하여 문자로 담아낼 수 있는 기술이 있었으면 라는 생각까지 한다.


좌우 윗니의 제일 안쪽 이빨 쪽은 워낙 칫솔질 하기도 힘든 곳인지라

치석이 많은지 위잉 위잉 오랫동안 머문다.

간호사님: " 아시죠, 여긴 치석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걸, 아프신가요? "

자, 입을 한번 헹구세요.

다 끝난 줄 알고 좋아라 하면서 " 오래간만에 스케일링받으면 아픈 건 아닌데 긴장되네요" 하니

" 다들 정기검진 받아도 올 때마다 무서워하세요" 하시면서

"마무리해드릴게요, 다시 누우세요" 하신다. ㅠㅠ

나의 뇌는 더 나아가 갯마을 차차차 신민아가 치과 의사 하던 드라마까지 쭈욱 연결된다.

거기 할머니 임플란트 하셨는데, 얼마나 아프셨을까 하면서.

내 걱정이나 해야 되는데 말이다.

스케일링이 다 끝나고 간호사님이 나한테 칫솔질하는 방법을 배워주신다.

지금 입에서 피가 철철 흐르고 있는데

윗니 제일 안쪽 이빨을 닦을 땐 입을 크게 벌리지 말고

칫솔을 안으로 쑤욱 넣으시고, 느낌이 오시죠, 대략 어딘지? 하면서

아, 또 입을 벌리신다 하면서 배워주신다.

그리고 이와 이 사이 틈 사이도 이렇게 해주시고...

칫솔이 뻘겋게 물든다.

피로 배우는 칫솔질인데 내가 어떻게 잊으랴!


결론: 보험 적용받아서 만 6천 원.

원장님이 충치치료 3개는 받으셔야 되고

아직은 아니지만 충치가 진행되고 있는 것들은 기다려봐야 되고까지만 하시고

더 강요는 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젠 이 백상 치과의 단골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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