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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블라블라

부케 받으러 수원 내려간다

랑니 2021. 4. 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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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케 받으러 수원 내려간다 

 

 

 

4월 3일 

 

부케 받으러 수원 내려간다. 

 

 

왜 하필 나일까? 

 

나보다 어린 친구인데 친구들이 벌써 다 결혼을 했나?

 

너랑 나랑 그렇게 친한가?

 

부케 받으러 수원 내려가야 한다.


 

 

작년 5월에 사촌언니 결혼식에 입었던 정장이 있다.

 

올해 1월에 사촌동생 결혼식에 입었던 원피스가 있다.

 

 

 

저 옷들이 지금 입을 수 있는지 테스트해봐야 하는데 무섭다!

 

왜냐 봄/가을 코트를 입어봤더니 팔이 낀다! 

 

 

 

부케 받으러 수원으로 내려간다. 

 

 

이 친구와는 서울역 롯데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알게 된 사이다. 

 

이 신부한테 엄청 잘해줬던 기억은 없는데

 

우리 신부는 내가 총대 메고 나대기를 해서

 

본인은 나와 함께 알바하던 도중 편했다고 한다.

 

 

그 후 서로 다른 직장으로 취직하고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질만한데

 

우리 신부님은 1년에 몇번씩 먼저 연락을 하고

 

나의 생일에 항상 선물 보내주고

 

호의를 보내는데 내가 거절할 이유도 없는

 

그렇게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관계다. 

 

 

 

하루는 갑자기 약속을 잡아서 흔쾌히 나갔는데

 

나를 팔아서?! 엄마한테 허락을 받고 외박하는 날이었다.

 

그때 그 남자 친구가 지금의 신랑이니 안심이다. 

 

 

 

온전하지 못한 20대의 사랑이 그러하듯이

 

사랑에 아파하고 힘들어하고 눈물 흘리면서 

 

성장통을 겪던 이 아가씨는

 

끝내 결혼을 하게 되어

 

4월 3일 나는 수원으로 부케 받으러 내려간다. 

 

 


 

부케 받으러 19년 4월에 수원으로 내려갔다.

 

신부와 나는 일 년에 한 번

 

연말에 모이는 4명 멤버 중의 한 명이다. 

 

부케를 받으려고 했던 친구가 갑자기 일정상 문제가 생겨

 

얼떨결에 처음 부케를 받았다. 

 

아무리 나대기 좋아해도 시선이 나한테 집중이 되니

 

부끄러웠다. 

 

 


 

부케 받으러 20년 5월에 부평으로 갔다.

 

외사촌 언니 결혼식이다.

 

작년 이맘쯤에 결혼식장 안에서 마스크 없이 사진도 찍었다. 

 

받은 부케는 언니가 형부랑 잘 살라고 

 

이쁘게 말리워서 버렸다. 

 

여기저기 너는 언제 결혼하냐 ~

 

정말 어쩌다 한번 보는 친척까지 잔소리인지? 궁금한지? 물어봐서

 

짜증이 났다. 

 


 

부케 받으러 21년 1월에 문래로 갔다.

 

친사촌 남동생 결혼식이다.

 

이렇게 재미없는 결혼식은 처음 봤다.

 

신부 측 여자 친구가 없어서

 

신랑 측 누나인 내가 부케를 받았다.

 

또 친척들이 나한테 한말씀 하기 전에

 

후다닥 자리를 비웠다. 

 

그때부터 나는 말했다.

 

부케 받는 전문인력이다고. 

 

 


 

부케 받으러 수원 내려간다.

 

 

미혼인 친구가 아직 두 명이 더 있다. 

 

두명 모두 남자에 관심이 없다. 

 

물론 나한테 얘기하지 않아서 내가 모를 수도 있다. 

 

그러다 갑자기 결혼하면

 

나는 부케 받으러 가면 된다. 

 

이 친구의 부모님들은 항상 물어본다.

 

랑니는 남자친구 있대니?

 

랑니는 언제 결혼한대니?

 

왜냐 우리 집 딸이 제일 마지노선인 랑니보다도 

 

더 늦게 시집가는 것을 볼 수 없기에.

 

그저 저를 사뿐히 즈려밟고 가소서. 

 

저는 괜찮사옵니다. 

 


 

시집살이하던 친구는 화병으로 심장병 약을 먹고 산다. 

 

연애할 때는 안보이던 남편의 단점이 결혼하니 보인다고 한다. 

 

아들딸 낳고 한 직장에서 10년 넘게 차분하게 사는 친구도 있다.

 

남자가 바람나서 이혼한 친구 2명이 된다. 

 

이미 몇 년 전 전기차에 들어가는 부품 영업을 뛰던 친구도 지금은 애를 보고 있다. 

 

 


 

 

이래서 내가 결혼을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번 주 토요일에 

 

부케 받으러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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