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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니의 추천

욕쟁이 할머니

랑니 2021. 8. 20.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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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 할머니 맥주집

언니가 나랑 한잔 하고 싶단다.

최근에 시어머니랑 이슈가 많다고 전해 들었고 "시" 발음도 싫어할 정도로 알고 있다.

언니는 항상 내가 동생하고만 놀고 술 마시고 언니하고 놀아주지 않아서 불만이다.

언니는 맥주를 좋아하는데 같이 영화 보러 갔을 때, 음료 대신 캔맥주를 고르는 모습과

크라우드를 권해주는 그 한잔에 맥주의 세계에 들어섰다.

2살 차이가 나는 언니인데 어릴때부터 반말을 해서 지금도 반말이다.

형부가 생기면 고치겠다고 하는데 그게 쉽게 고쳐지나?


어쩌다 친정집으로 놀러온 언니인데 2인 이상 집합 금지이니 언니랑 둘이서 데이트 하기로 했다.

언니의 푸념을 들어줄 각오를 단단히 한 채로! 그럼 어딜 갈 것인가?

지금 먹방하자고 만난 것이 아니고, 원래 입이 짧은 사람이라, 고민이 깊어지던 차에

우리 동네 그 항상 웨이팅이 길던 xx 할머니라는 가게가 갑자기 생각났다.

욕쟁이 할머니?

딱이네!

너 오늘 욕쟁이가 되어 어디 한번 시어머니를 시원하게 씹어보세요.

그, 욕쟁이 할머니 갈까? 했더니 언니도 아는 눈치다.

그래서 도착했더니, 흡, 역전 할머니이네.

이 가게는 왜 이렇게 장사가 잘 되는거야?

가격이 싸, 그래서 젊은 친구들이 많이 와.

아, 그래?! 그렇군.



인테리어가 특출 나거나 그런 건 없었으나 2인석을 위주로 한 좌석이 촘촘히 다닥다닥 붙어있다.


퇴근을 하니 거의 7시가 되어가는 시점에서 이미 가게는 만석이 되어가고

2인 이상 집합 금지이긴 하나 2 인석 이렇게 많이 꽉 차 있으니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사람이 바글바글 했고

게다가 틀어준 음악마저 시끄러워서 서로 하는 얘기도 잘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주문을 이렇게 태블릿에서 하면 된다.

전반적으로 태블릿도 테이블도 더러웠다.

가격은 만원 미만으로 이것저것 부담 없이 고르기 좋은 메뉴들이 많았다.


살얼음 파인애플이라는 메뉴를 보니, 이거 그, 그, 가게랑 컨셉이 비슷한데 하다가

아, 동경 야시장이라고 하던 그 가게가 생각이 났다.



좋은데이, 소주에 도라에몽 초콜릿을 타는 것은 무슨 맛일까 라고 생각했다가

초콜릿 음료만 먹을 사람도 있을 법한데....뇌는 왜 이렇게 경직이 되어서...



여기 생맥주가 맛있다고 한다.

맥주를 좋아하는 언니의 말에 따르면 생맥주인데 톡! 쏘는 맛이 없고

거품과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라고 한다.

자꾸 맛있다, 맛있다고 하니 또 맛있게 느껴진다.


염통구이에 짜장으로 된 라볶이에 감자튀김 등등 맥주 안주로 시키고 본격적인 토킹에 들어간다.


듣고 있노라니 나는 왜 싱글인 내가 더 행복해 보일까?

그러면서 언니는 또 나를 설득하려고 든다.

너 나이에 그렇게 시간을 질질 끄면 안 된다.

명분이 있어야 된다 등등으로, 그러면 나는 교묘하게 화제를 돌려본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언니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이니.

랑니: 너(언니)는 아들이 좋아, 딸이 좋아?

언니: 아들! 아들이 크면 그냥 보내버릴 거야, 딸은 나처럼 살지 말았으면 좋겠어.

랑니: 근데 있잖아? 우리 몸이 괜찮을까? 내 친구는 그날이 7시간 만에 끝났대! 개소름.

언니: 그러게 말이다, 그러고 보니 그 김용건 아저씨는 진짜 대단하다, 가능한 거니?

그렇게 너의 이야기, 나의 이야기, 연예인 이야기, 옆집 이야기하면서 수다를 제대로 떨어주고 싶은데

너무나도 시끄러워 우리는 2차로 오늘 한잔 와인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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