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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블라블라

종교충돌

랑니 2021. 8. 2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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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충돌


나는 종교가 딱히 없다.

그렇다면 다소 불교 거나 귀신 즉 점 이쪽으로 치우치긴 한다.

갑자기 집까지 찾아와서 간식으로 꼬시는 바람에 교회인지, 성당인지 가서

머리 위에 물방울 톡톡 튕겨주는 세례를 받아준 적이 있으며

열심히 하느님을 선교하시는 분을 만나 성경책도 집에 있다.

그분은 매일 아침 무작위로 펼쳐서 본 내용이 하느님이 나한테 전하는 메시지라고 한다.

물론 회사 생활이 힘들어서 우리 여자 과장님과 같이 하루 저녁에 타로만 3곳 보러 간 적도 있다.

그 말인즉슨, 세상만사 내 뜻대로 되지 아니하여 많이 답답했단 뜻으로 보시면 되시겠다.



디자이너는 교회를 다닌다.

나는 자꾸 그 사실을 깜빡한다.

디자이너의 고민은 자꾸 희망고문을 하는 그 사람과 계속 같이 일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이다.

선택은 본인의 몫이니 딱히 해줄 조언도 없고 해서 타로나 봐~했다.

그랬더니 타로요? 저 그런 거 안 믿어요. 그럴 바엔 기도하겠어요.

랑니 왈: 기도? 어떻게 하는데? 무슨 효과가 있는데?

디자이너 답: 기도를 하면 하느님이 답을 주세요.

하느님이 답을 주시는 건 아닐 테지만 일단 마음이 차분해지고 머리가 정리정돈이 되어요.

랑니: 오, 그래?! 신기하군, 믿기가 좀 어렵지만.

머라 하다가 갑자기 할렐루야~하시는 분이 계신다.

왜? 할레루야 하시는 거예요?

하나님한테 고맙다는 뜻이란다.



커피를 마시면서 밖을 내다보는데 길고양이가 보인다.




댕댕이나 냥이를 좋아하는 디자이너는 귀엽다면서 좋아한다.

랑니: 아, 이번 생 잘 살아야겠다. 그래야 다음 생에 길고양이로 태어나지 않지.

디자이너: 그런 거 없어요. 기독교엔. 이번 생 밖에 없어요.

전생, 이번 생, 다음 생이 없고 천국과 지옥만 있어요.

단호한 그녀의 표정을 보면서 나는 그녀와 나의 종교가 다르다는 사실을 이젠 다신 잊지 말아야겠다 싶었다.

웬만해선 교회 다니는 분들 답답하시면 점괘를 보러 다니신다고 들었는데

디자이너는 좀 다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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