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gni:랑니=너를

낮술 마시는 날 본문

그 외 블라블라

낮술 마시는 날

랑니 2021. 4. 17. 00:13
728x90
반응형

 

낮술 마시는 날

 

화창한 날씨의 수요일에 강남에서 외부 미팅이 있었다.

 

정말 얼마나 오래간만의 외부 미팅인지. 

 

오늘은 사람답게 옷을 입고 갈 것이다. 

 

힐을 신었더니 20대 후반기 젊은 아가씨로 회춘하는 기분이 든다. 

 

성격이 급한 사장이 미팅 전 어디서 밥을 먹을지 결정하라고 하는데

 

입이 짧은 디자이너는 패스하고 내가 먹고 싶은 것으로 선택하라고 한다.

 

사장이 미팅 들어간 사이에 폭풍 검색을 해서

 

이태리 가정식과 일본 라멘 2개의 후보군을 정했는데

 

일본 라멘으로 선택을 하고 출발을 했다. 

 

 

 

학동 멘스케라고 하는 일본 라멘집인데 

 

도착을 했는데 가게가 없다.

 

아,,,,,,,,,내가 선택한 곳인데...

 

N 포스팅 내용을 참조했는데 19년도 버전이다. 

 

그 자리에 새로운 커피숍이 생겨버렸다.

 

 

그렇지만 이 가게를 방문하러 가는 길에

 

우리는 삼계탕집, 고깃집 몇 개 가게를 눈여겨 보았으니

 

진전복삼계탕 가게로 방문하기로 했다. 

 

 

 

 

 

 

 

 

 

 

역시 강남이라 그런지 직원들이 비주얼부터 훤~하~다.

 

헬스를 전문으로 하는 것 같은 남자 직원들이 

 

해맑게 웃으면서 오늘을 상추 심는 날이에요 하는데

 

고민과 번뇌가 없는 무릉도원에서 사는 줄 알았다. 

 

완도 전복은 물론이고 청정 완도 바다의 바닷물 그대로...

 

 

 

 

 

사장과 디자이너가 있어서 사진을 막 찍었지만

 

(물론 항상 막 찍지만...)

 

이 가게는 그릇부터 시작을 해서 비싸보였다. 

 

오...강남~~~

 

 

 

전복도 척척 먹을 수 있는 내 자신이 너무 경이로울 뿐이다.

 

전복의 쫄깃한 맛을 이렇게나 늦게 알게 되다니! 

 

웅추 닭은 단백질의 함량이 높아 살이 붉고 쫄깃하다고 한다. 

 

닭고기 맛이 퍽퍽하지 않고 토종닭? 처럼 쫀쫀함이 살아있고

 

간은 싱겁지도 짜지도 않게 신통하게 맞춰놓았고

 

쌀은 죽인 듯 아닌 듯 먹기 좋은 최상의 상태였다. 

 

 

 

 

 

 

디자이너는 운전을 해야 되니 안되고

 

사장이 인삼주를 시킨다.

 

네? 낮술한다고요???

 

쓰읍...................

 

따라주니 마셔는 보겠다. 

 

첫 잔은 부드럽게 나의 식도를 감싸주면서 내려간다.

 

위를 살짝살짝 자극을 주면서 발열한다.

 

두번째 잔부터 술맛이 난다.

 

이 술 몇 도 될까요?

 

30도? 

 

밥을 다 먹고 깡술을 마실 순 없으니 중간중간 잔을 기울인다.

 

미팅을 해야 되는데 술 냄새나면 어떻게 하려구요? 

 

대표 왈 : 저희 삼계탕 집에서 밥 먹다가 날씨도 좋아서 술 한잔 했습니다!

 

나중에 기회 되시면 한잔 하시죠 할 건데....

 

이런 코드도 통해야 같이 일을 한다고. 

 

 

 

미팅을 한 곳은 지베르니, 아크웰이라고 하는 브랜드를 운영하는 화장품 회사였다.

 

중간에 앉은 실무의 축을 담당하는 젊은 친구가 터줏대감이다. 

 

기가 살아있고, 실무도 능숙해 보이고, 자신만만이다.

 

비교를 하니 급 자신을 반성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한테 비치는 나의 모습은 어떤지 하고...

 

나도 저 처자처럼 파워당당은 한지? 

 

그다음부터는 나도 괜찮은 환경에서 근무한다라고 설득할 근거를 찾기 시작한다.

 

미팅이야 대표가 혼자서 일당백을 하고 나와 디자이너는 머릿수 맞추기용이니

 

얼굴에 미소를 띄고 들으면서 고개 끄덕끄덕, 아하 등 추임새를 넣어주면 준다.  

 

글로벌팀이니 외국어는 능숙하겠지, 프라이드도 있어 보이고,

 

그런데 매출 압박이 심한 것 같다,

 

몇 시에 퇴근하니 등등 수없이 많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지나가는데 

 

얻은 결론은 나는 이젠 조직적인 회사생활은 못 할 것 같다. 

 

일단 아침9 저녁6 이상의 출퇴근 시간을 받아들이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지금 내가 앉아있는 책상 하나가 더 고맙게 느껴지는 하루였다. 


 

 

 

728x90
반응형

'그 외 블라블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국투어  (28) 2021.04.19
이건 너무하오  (33) 2021.04.18
헐크 옷차림의 남자애  (23) 2021.04.16
노랑통닭 먹는 날  (29) 2021.04.11
완벽한 토요일  (22) 2021.04.1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