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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블라블라

미련

랑니 2021. 6. 24.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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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


사람의 미련, 미련해서 미련이 남는다고 한다.




사무실을 쉐어하던 여자분이,

즉 저번에 떡볶이를 같이 먹었던 여자분이 사무실 자리를 뺀다.

또 같은 장소에서 로제 떡볶이를 먹게 되었다.


심도 깊은 개인사는 나눠본 적이 없었던지라 그저 그런 줄 알았다.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큰데 살짝 들어간 눈이 자꾸 신경이 쓰인다.

관상학적으로 오목하게 들어간 눈은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해 줄 수 있는 얘기는 식사르 많이 하시고 살 좀 찌우세요 정도이다.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다가 결혼을 했어요.

자격증 시험 보러가는데 아이가 아파서 수술을 했어요.

자격증 시험 준비하다가. 이런저런 사연이 있으시다.

전산세무회계 2급 이런 류의 단타로 딸 수 있는 자격증으로만 생각했다.

전업주부로 살다가 홀로 남았을 땐 어떻게 살지?

그래서 다시 나갈땐 내밀 수 있는 것이 자격증이라고 생각이 되어 자격증에 목매었다고 한다.

그래서 무슨 자격증을 준비했는데요?

세. 무. 사.


뜨헉!

1차는 넘으셨어요?

저 1차는 넘었어요, 2차가 항상 문제지.

실은 저 행정고시를 준비하다가 결혼하고 애 낳고 전업주부 하다가 남편 따라 유학 갔다오고


애를 키우면서 세무사 시험을 봤다고요?

1차 넘으셨다고요?



나의 마음 한편에 남아있는 미련이 아프게 도려져 내는 느낌이다.

합격과 실패, 한 끗 차이.

저도 시험 준비한 적이 있어서 알아요.

얼마나 힘든 길인지, 그것도 세무사라니...

그래서 지금도 계속 자격증 시험 준비하고 싶으신 거예요?

아뇨, 지금은 자격증을 제외하고 돈을 벌 수 있는 이런 다양한 방법이 있는 것을 알게 되니

이젠 부자가 되고 싶어요!

그러면 공부는 계속하고 싶은가요?

그 마음속에 남아있는 이루지 못한 꿈, 미련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합격한 사람보다 못한 사람이 더 많아요.

내가 하는 일이 그렇지 머... 모든 것을 못난 나의 탓으로 해야

합격하지 못한 나 자신을 조금이나마 보듬으면서 괜찮은 척 애쓰면서 살아갈 수 있다.


20대 후반에 지금은 민준이 엄마랑 우리 통계학 대학원 갈까라고 씨불이다가

북적북적대는 마라탕 가게에서 (그때 마라탕이 제일 붐이 되었던 시절이다)

그냥 우리 마라탕 가게를 하는 게 낫겠다고 웃으면서 현실과 타협했던 것도 떠올랐다.


그래도 과장님은 아직 젊은 나이에 기회를 만났잖아요.

저는 이제야 공부외에 다른 길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장사를 하던 아버지를 싫어했던 제가 뭔가 판매를 할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그런데 공부를 많이 하신 아빠와 엄마가 계셔서 아드님이 힘드시겠어요.

지금은 가끔 영어 공부를 배워주고 저번에 아들이 글쎄 내가 수학을 못 풀 줄 알고 덤벼서

애 앞에서 금방 풀었더니 아이가 지금은 말을 들어요.

와. 아드님이 중1인데 아직도 영어랑 수학을 배워줄 수 있는 거예요?

대단하신데요?

영어는 그냥 배운 것을 배워주고 수학 아직도 풀만해요.

그런가?


부모가 자식을 공부를 배워주면서 제일 기고만장할 때가 초등학교 1 학년부터 3학년 사이라고 한다.

이것도 몰라하면서 제일 열 받는 시기를 지나

고학년에 들어가면 문제의 난이도가 올라가서 흠칫해지는 문제를 만나게 되고

중학교 들어가면 이것도 풀 줄 몰라 하면서 아이한테 창피를 당할 수 있고

고등학교 가면 애한테 무시당하고

대학교 입학할 시점엔 등록금을 내주면 된다라는? 얼추 이런 말을 주워들은 적이 있다.


저한테서 태어날 아이는 너무 힘들 것 같아요.

4개 국어는 기본으로

엄마가 이루지 못한 꿈을 네가 대신해서

너는 사뿐하게 회계사부터 합격해야 되지 않겠니라고 하면서요.

과장님, 그러면 안돼요...ㅋㅋ

완전 강남엄마 스타일인데요.


나이가 젊을 때 할 수 있으면 하세요.

전에는 문장을 읽으면서 이해를 했는데

지금은 첫 번째는 읽고, 두번세번 읽으면서 이해를 하고

그리고 눈이 아파나요.


꿈이냐, 현실이냐, 그 어디에선가 우리는 가슴속 아련한 미련을 간직한 채로

오늘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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