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gni:랑니=너를

새벽 한시24분부터 39분 본문

그 외 블라블라

새벽 한시24분부터 39분

랑니 2021. 10. 13. 00:10
728x90
반응형

새벽 1시 24분부터 39분 사이.


야채곱창을 먹고 난 우리는 움직이는 것이 힘들다.

그래서 새벽 산책에 나가보기로 한다.

출발 시간은 새벽 한 시 24분.

문을 나서는데 때마침 문 앞에 주차를 하는 자동차가 보인다.

어, 싸다 김밥은 아직도 장사를 하네?! 이 늦은 시간에 밥을 먹어도 되는 건가? 먹을 수 있는 건가?

코로나로 저녁 9시, 10시, 2인 이상 금지 등등 수시로 변하는 정책때문에 예전엔, 라떼를 잊고 말았다.



버스 정류소에 있는 내밥내먹

내 밥은 내가 먹는다는 슬로건이 웃기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서 사진 한 장 찍어보았다.

우리 맞은편에 젊은 커플이 걸어온다.

남자는 그레이 색상 상하 운동복, 여자는 그레이 상의에 보라색 바지다.

이 젊은 친구들은 왜 새벽에 이러시나 궁금하다.




길가에 널브러진 따릉이와 많이도 배출이 된 쓰레기들.

어, 일요일인데 이렇게 쓰레기 배출해되 돼?라고 생각을 했더니 새벽을 넘은 이 시간은 이미 월요일에 들어선 거다.


그리고 신호등을 기다려본다.

잔잔하게 내리는 보슬비로 맞은 편의 어떤 분이 하얀 우의를 입고 계시는데

꼭 공포영화에서 나오는 으스스한 분위기를 풍긴다.


올해는 제26회 강동 선사 문화 축제를 엄청 크게 할 예정인지

암사 선사유적지에서 어제저녁에 드론 쇼 준비를 하더니

천호동 구역까지 이렇게 장식을 마련하고 있다.

몇 년 전에  본 선사문화 축제가 있긴 하다.

당시 솔로였던 나는 오후 6시까지 잠을 자고 부스스한 상태로 깨어나 목욕탕을 가는데 길이 막혀버렸다.

뭐여? 하면서 길을 보니 교통을 막아버리고 선사 문화 축제가 한창이었다.



아직도 운영 중인 롯데리아, 설마 주문이 있을까 하고 빼꼼히 들여다보니 오더 넘버 203이라고 적혀 있다.


한바퀴 돌고 집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는데 맞은편에 또 커플이 걸어온다.

설마 아까 마주친 커플일까 싶었는데 아까 그 여자의 바지가 보라색인 걸로 기억했는데 진짜 그 커플이었다.

이 커플도 과식을 하셨나? ㅎㅎㅎㅎ

추가로 두 커플을 더 보았다.

젊은이들 새벽에 지금 뭐 하는 거니? 엄마, 아빠 걱정하신다.


골목에 들어서니 아저씨가 말한다.

이 가게 정말 오래도 운영한다.

가죽으로 만드는 공예품 가게인데 월요일 새벽 1시 39분까지 작업을 하고 계셨다.

그리고 치킨 집 사장님도 주문을 기다리시는지 문을 아직도 닫지 않고 계셨다.



과식으로 인한 뚱뚱한 몸을 이끌고 나간 새벽 산책에선 생각보다 활기찬 모습과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고 들어왔다.

728x90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