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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케 받는 전문인력

랑니 2021. 1. 15.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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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케 받는 전문인력 

 

아버지의 형제는

 

누나 셋, 아빠가 넷째 그리고 삼촌 이렇다. 

 

금번 지난 1월 10일에 삼촌네 사촌동생이 결혼하게 되었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왜 이런 시기에 결혼식 하는지 

 

꼬치꼬치 캐묻는 것도 예의는 아닌 것 같아서 

 

더 구체적으로 물어보진 않았지만 

 

그보다도 더 중요한건 

 

내가 신랑측의 돈을 받는 중요한 자리에 앉게 되었다. 

 

엄마한테 앙칼진 소리로 꽥꽥 댔다.

 

엄마는 지금 코로나 이렇게 심각한데

 

딸내미를 꼭 그 자리에 앉혀야 되겠냐고?

 

좋게 달래는데 계속 징징대니 귀찮으신지

 

그럼 마스크 두 장 해! 하고 선을 그었다.

 

오올, 칼이쓰마!

 


이 결혼식 관련 포스팅을 올릴 예정이 없어서

 

사진을 몇 장 찍지도 않았다. 

 

문래동의 한 예식장에서 진행되었는데

 

내 눈엔 홀이 거의 다 비슷해 보인다. 

 

그것은 아마 나의 비딱한 시선이 한몫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양가 어머님들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입장하시고

신랑인 사촌동생이 입장을 하는데

 

신랑이 다이어트에 돌입했는지 개미 허리에 

 

딱 봐도 50키로에서 왔다리 갔다리 할 정도이다. 

 

그러는 반면에 신부는 완전 장군감이다.

 

가재는 게편이라고 여기에 신부를 오픈하기엔 민망하고

 

나는 그저 놀람을 금할 수가 없었다. 

 

자네 무슨 배짱으로 다이어트를 안 했단 말인가? 

 

아니면 정녕 다이어트를 한 것이 지금의 결과물이란 말인가? 

 

 

인생에서 몇번을 경험할 결혼식이 될지 모르겠지만?

 

한번만 하란 법은 없지 않은가!

 

결혼식에 참가하는 분들이 얼마 되질 않아서

 

방명록에 21명으로 끝났다.

 

그것도 한 명이 대신해서 여러 개의 봉투를 건네서이다. 

 

아..............

 

그동안 뿌렸던 돈은 다 회수 가능하긴 한 건가?

 

주산알 튕기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동생은 회사에 결혼식이란 얘기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면 회사에서 확인 절차가 들어가서 번거롭다고. 

 

저번에 진주에 사시는 삼성 핸드폰 수리하는 분과의 미팅이 있었는데

 

회사에서 수시로 진주를 벗어나진 않았는지?

 

휴무일엔 어디에 있는지 확인을 하고

 

그 부분을 인사평가에 적용시킨다고 한다. 


 

신부 측의 친구들도 오지 않아서 내가 부케를 받게 되었다.

 

나는 돈도 받고

 

부케도 받으며

 

누나도 하는 

 

혼자서 북 치고 장구치고 

 

아주 많이 바쁘다. 

 

 

부케는 이번까지 벌써 세번째이고

 

올해 4월에 또 예약이 되어 있다. 

 

이쯤이면 나는 생각한다.

 

내가 아주 동네북이구나. 

 

그래 실컷 빵빵, 마음껏 차라! 

 

그리고 생각한다, 이제부터 노선과 컨셉을 

 

부케 받는 고급 전문 인력으로 거듭날 것임을.

 

조만간에 괜찮다면 주말 알바도 뛰여야겠다. 

 

어린이가 물어본다.

 

어디가?

 

결혼식장 가는데.

 

그럼 이모만 결혼 못한 거네?!

 

사돈의 십팔촌까지 언제 결혼하냐는 질문 폭탄에도

 

강한 멘탈로 끄떡없었던 나인데

 

어린이 한마디 살상력이 제일 어마 무시하다.

 


2021년 결혼식 결과는

 

1. 방문객이 적어서 의도치 않은 스몰 웨딩이 되었다. 

 

2. 신랑, 신부 입장과 서약을 읽고 나니 10분 만에 끝났다. 

 

3. 뷔페를 갔는데 사람이 너무 적어서 각 파트에 요리를 담당하는 분들이

 

본인의 요리를 접시에 담아 가면 감사하다는 인사와

 

그리고 본인의 요리를 주문해달라고

 

xx파스타가 있어요라고 하면서 호객행위를 했다.

 

너무나 씁쓸했다. 

 

 

당사자들은 얼마나 아쉬운 부분이 많았을까를 생각하면

 

나의 마음 한편이 애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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