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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 연수 후 장내 기능 시험 도전하기

랑니 2021. 11. 15.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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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강동 운전학원

장내기능연습과 당일 시험 도전기!



며칠 아저씨한테서 배운 것이 있으니 꽤나 자신감이 넘쳐서 뉴 강동 운전학원에 도착을 했다.

장내 기능 연습을 한 번에 4시간 몰아서 배운다.

강사님한테 잘 보이려고 커피에, 물에, 귤까지 바리바리 싸들고 갔다.

학원에 도착을 하니 이렇게 아줌마 티를 내면서 도착한 사람은 나뿐이었다.

강사님이 주먹 인사를 하시면서 XX님 우리 한 번에 패스합시다 하신다.

어찌나 빨리 설명을 하는지 한 시간이 쑤욱하고 지나간다.





강사님: 자, 이제부터 이 검은 선을 보세요.

랑니: 이거 뭐하는 건데요?

강사님: (웃으시면서) 그런 거 있어요.

랑니: (지금 궁금한데 빨리 설명해주시죠?)


나중에 알고 보니 T자 주차를 할 때 차선 맞추는 뭐였다.

여기 왔으니 너튜브에서 말한 거 다 소용이 없고 제가 말하는 거 잘 기억하셔야 돼요.

핸들을 잇빠이 꺾는다.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 떼라고!

돌발, 돌발하는데 엑셀을 더 밟아준다.

강사님쪽에 보조 브레이크 없었더라면 어쩌려고 그랬는지 모르겠다.

우리 아저씨한테는 보조 브레이크가 없으니

온전히 내가 집중하여 브레이크와 엑셀을 분간해야 하는데

강사님한테 보조 브레이크가 있다는 것을 아는 순간 방심을 하게 된다.

XX님은 오늘 운이 좋으신 거예요, 복이 많아서 저를 만나신 거예요.

T자 주차에서 탈락하시는 분이 많으니 공식을 꼭 외우 세야 되세요.

잔소리를 어찌나 많이 하는지 제발 그 입 다무세요 하고 싶었다.

10분 쉬는 시간에 귤을 드리니 하신 다는 말씀이 "먹지도 말고 T자 주차 공식 외우세요"였다.

3교시부터는 슬슬 시간이 없으니 제발 꼭 집중하라고 하는 데 있을법한 모든 실수가 다 발생하는 것 같다.

강사님이 영어 할 줄 아시죠? 원, 투, 쓰리를?! 하신다.

무슨 소린가 했더니 시동을 켜고 드라이브, 좌회전 이걸 하는 순서를

입으로 원, 투, 쓰리를 외치면서 하라고 하는데

나는 기어이 따라 하지 않는다.

그런 얘길 들은 적이 있다.

성격이 외향적인 아이한테는 공격적인 말을 하는 것이 더 동기부여가 된다고.

내 친구 아빠는 항상 너는 못 생겨가지고 공부도 안 하면

나중에 커서 너네 엄마처럼 식당일 할 거야라고 하셨는데

그게 너무 듣기 싫어서 공부를 이 악물고 했다.

내성적인 아이한테는 이런 전기요법이 통하지 않고 살랑살랑 이러이러하여 너는 이러이러했구나 라면서

조곤조곤 타이르는 것이 유효하다고 한다.

내가 어린이 집 다닐 때 쌤이 노래를 배워주는데

끝까지 따라 부르지 않아 쟤는 괜찮나 싶어서 걱정스러운 마음에

우리 부모님한테 나의 상황을 얘기해줘서 집에서 그 노랠 시켜봤더니 내가 다 부르더란다.

그 말인즉슨, 나는 고집이 세고 성격이 내성적이라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그 입 다무시오, 제발, 내 머리로 정리할 시간을 달라고요!

4교시부터는 제가 연습할 때 문제점이 있으시면 알려주세요라고 했더니 오케이 하더니

출발하자마자 강사님이 또 잔소리를 하신다.

더 골 때리는 건 당장 장내 기능 시험을 봐야 하는데 내가 전조등과 방향등이 헷갈리기 시작했다.

강사님이 울그락 불그락하게 상기된 얼굴로 앞을 비추는 건 전조등이고

오른쪽과 왼쪽을 가리키는 것이 방향등이 아니냐면서 화를 내시다가 땅이 꺼질 듯 한숨을 쉬면서 나가셨다.

어차피 나는 T자 주차에서 탈락한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던지라 다시 시험 보면 되지라는 생각과

강사님이 제 아무리 다시 강습을 받고 시험 보는데 최소 6만 6천 원이 든다고 돈이 아까우니

제발 한 번에 합격하라고 해도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

저녁 7시 10분, 8명 정도가 시험을 본다.

강사님들은 보이지 않는다, 물어보니 다들 퇴근하셨다고 한다.

나를 배워주던 강사님이 계신다면 괜히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데 안 계신다고 하고

나랑 어떤 또래 여자분이 제일 마지막에 시험을 보게 되니 왠지 마음이 한결 편안해진다.

연습할 땐 계속 오른쪽 차선에서 연습을 했는데 시험에선 왼쪽 차선에서 보게 되었다.

만약 왼쪽 차선이면 올림 막을 올라간 후에 차선을 바꿔서 오른쪽으로 간 후에 유턴해야 된다는 건 알고 있긴 하지만

우리 아저씨랑 도로주행 연습할 때는 차선을 지키지 못한다고 엄청 혼나기도 하고 차선 바꾸는 연습도 했던지라

별로 긴장도 하지 않았고 학원에서 차선을 밟는 문제를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아서

올림막에 올라가서 내려오면서 차선 변경하는 시점에 중앙선에서 훨훨 무법자처럼 달리는 짜릿한 그 기분을

여러분은 아시는가? 네, 제가 바로 그 김여사가 될 직전입니다!

전조등과 방향등을 헷갈려한다고 겁나 욕 처먹은지라 오기가 올라오니

눈에 힘을 빡 주고 집중을 하니 딩동댕 하면서 상큼하게 출발을 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속으로 생각한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고!

T자 주차 코스로 들어왔는데 너무 앞으로 나와서 후진도 해야 된다.

2분 사이에 빠져나오라고 하는데 시간을 보니 대충 1분 30여 초에 나와버렸다.

이것 봐, 이것 봐, 강사의 잔소리가 없으니 내가 겁나 잘하잖아!

우 씨!

좌회전하고 돌발이 발생하고 가속도에 부왕 엑셀 밟아주고 종료선에 들어오면서 나는 100점으로 합격을 했다.

음흐흐으흐흐흐흫.....

돌아오는 버스에 아까 나랑 같이 시험 보던 여자분이 계셔서 조용히 물어본다.

랑니: 시험 잘 보셨어요?

여자분: 아, 네, 뭐.

우리 아저씨한테 자랑한다, 나 100점으로 시험 넘었다.

아저씨가 한다는 소리가 증거 내놓으란다.

시험 보느라 정신없는데 내가 언제 인증샷 찍을 시간이 있다고,

점수는 없어도 합격이라는 사진을 찍어 보내니 무슨 시험이 그렇게 쉽냐고 한다.

아! 싸우자, 그냥 나랑!

입술 부위가 불편하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거울로 보니 입술에 포진인가 생겼다.

흑흑,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으면!

사진은 왜 또 이렇게 적나라하게 나의 솜털이며 모공이며 다 보이는 거냐?!

아저씨: 너 최근에 왜 운전 배워달란 얘길 안 해?

랑니: 속으로 생각한다, 너랑 싸우기 싫어서.

형부: 언니는 있잖소?! 동생이 운전 배워줄 땐 뭐라 해도 다 괜찮은데 내가 한 말은 다 기억하고 있다오!



다시 생각해보니 나를 배워주신 강사님은 나름 괜찮으신 분이긴 했다.

말이 많으셔서 그렇지.

다른 분이 배워주시는 걸 봤는데 소리가 들리지 않았지만

안 그래도 풀이 죽어 있는 여자한테 볼펜으로 모니터를 탁탁 치면서

굉장히 신경질적으로 미간에 힘을 빡 주는 모습을 봤던지라.

우리 강사님도 몇 번은 울컥하셨다.

다음에 만나면 자랑해야지,

강사님이 전조등과 방향등도 구분 못한다고 하던

그그그그그그! 수강생이 100점으로 패스했다고!!!!

아, 눈이 휘둥그레 해지는 그 모습을 상상하니 온몸이 다 짜릿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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